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인간을 사랑해서 불을 훔쳐 온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창조한 신이다. 그의 이름은 먼저 보는,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동생인 에피메테우스는 나중에 생각하는 사람이란 뜻이고, 판도라 상자로 유명한 판도라의 남편이다. 에피메테우스는 형의 충고에도 판도라의 아름다움에 빠져 결혼했다. 이 둘 이름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의 어원이 되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벌로 제우스에게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았고, 에피메테우스는 인간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예지능력이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왜 끔찍한 형벌을 선택했을까? (심지어 예언만 말해줬으면 풀려났다)
판도라의 상자 안에 남았다고 알려진 희망은 아직 상자 안에 있는데 어떻게 세상에 존재하는가?
이제 꿈보다 해몽이 더 가치 있는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두 형제는 인간을 사랑했다.
아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 창조했다.
먼저 생각하는 자 프로메테우스에겐 예지능력이 있다. 반면 동생 에피메테우스의 나중에 생각하는 자는 쓸모없어 보이는데, 사실 이게 치트 능력이다.
프로메테우스의 예지능력이 존재하려면 결정론적 세계여야만 가능하다.
먼저 생각하는 능력은 최선의 선택만 할 수 있는 존재다. 바꿔 말하면 이 존재는 실수를 할 수 없다. 신이 아는 문제를 일부러 틀리는 바보는 아닐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가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고통을 선택 한 건 의도된 선택이다.
에피메테우스의 나중에 생각하는 능력을 물려받은 인간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 결과를 반성하며,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자유의지다. 반성적 사고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간다는 의미에서 비결정론적이다.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자유의지로 미래는 무한히 확장된다.
결국,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형벌을 받고 동생의 능력을 인간에게 물려준 건 무한한 세상을 창조하기 위한 선택이 되었다
프롤로그가 시작 에필로그는 끝, 시작은 하나지만 끝은 새로운 시작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는 다양한 버전의 이야기가 있다. (원래 상자도 아니고 항아리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는 판도라가 호기심에 열지 말라는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서 온갖 재앙이 세상으로 빠져나왔는데 이를 보고 놀랜 판도라가 상자를 닫았지만 남은 건 희망이었다는 이야기다.
(판도라가 다시 상자를 열었다거나, 희망이 아니라 미래를 보는 능력이었다거나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판도라는 모든(pan) 선물(dora)을 받은 여자라는 뜻이고 인류 최초의 여자다. (최초의 여자가 호기심에 하지 말라는 걸 해서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는 성경에도 있다 우연일까?)
나쁜 것을 담아두었다는 상자에 희망 같은 좋은 게 들어있는 것도 의문이다. 상자에서 나와 나쁜 것들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다면 상자에 남은 것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자 안에 희망이 남아있었다면 그것은 재앙 수준의 부정적 의미인 희망이다.
그 존재가 없기에,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좋은 의미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고 에피메테우스가 후회하는 아내를 위해 나중에 생각한 건 아닐까?
에피메테우스의 나중에 생각하는 능력을 활용하면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과거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과거를 바꿔야 한다.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과거의 사실은 바꿀 수 없지만 개인적인 경험, 상황의 감정, 느낌은 바꿀 수 있다. 과거 사건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을 나쁜 기억으로 곱씹는 것과,슬픔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과 좋은 경험으로 포장하는 것은 천지 차이다.
참 쉽죠? 밥아저씨로 유명한 화가 밥로스는 아내와 사별한 후 첫 방송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어둠을 그리려면 빛을 그려야 하지요.
빛을 그리려면 어둠을 그려야 하고요.
어둠과 빛 그리고
빛과 어둠이 그림 속에서 반복됩니다.
빛 안에서 빛을 그리면 아무것도 없지요.
어둠 속에서 어둠을 그려도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꼭 인생 같지요.
슬플 때가 있어야 즐거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좋은 때가 오길 기다리고 있어요.
내가 너무나 큰 슬픔을 이기기 위해 오히려 필요 이상의 긍정을 쏟아붓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감정과 느낌을 긍정적으로 바꾸면 긍정적인 미래와 연결된다.
'지식던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장. 신은 죽었다 (니체, 데카르트) v0.2 (0) | 2024.08.22 |
---|---|
1장. 세상을 올바르게 보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나요? [언어와, 비트겐슈타인] V0.3 (0) | 2024.08.22 |
우리는 모두 위선자들이다. (0) | 2024.08.21 |
마음의 소리 (프로이트의 무의식, 자아, 원초아, 초자아, 방어기제) (0) | 2024.08.15 |
하이데거의 철학의 이해 (0) | 2024.08.13 |